침향은 침향나무에서 분비된 수지가 심재 부위에 침착돼 굳어 형성된 목재로, 전통 한의학에서는 ‘수승화강(水昇火降)’의 효능을 지닌 약재로 알려져 있다. 정신을 맑게 하고 화를 가라앉히는 진정 작용을 하며, 위를 따뜻하게 하고 정기를 보하는 목적으로 처방돼 왔다.
스트레스나 비정상적인 외부 물질이 뇌에 침투하거나 축적되면, 뇌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 미세아교세포가 비특이적 면역 반응을 일으키며 중추신경계 질환과 중추성 피로 질환의 주요 원인이 된다.
대전대학교 대전한방병원 이진석·손창규 교수팀이 전통적으로 뇌질환에 처방돼 온 한약재 ‘침향’이 뇌조직을 구성하는 세 종류의 세포(신경세포, 미세아교세포, 성상교세포) 가운데 특히 뇌의 방어 및 염증 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미세아교세포의 인플라마솜 경로를 조절해 뇌세포의 염증 반응을 제어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치매나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 우울증 및 만성피로증후군 등 다양한 질환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들 질환의 발생 원인에 대한 여러 가설 가운데, 낮은 수준의 만성적인 염증 반응이 뇌세포 손상을 유발해 질병으로 이어진다는 ‘저강도 전신 신경염증(Low-grade systemic neuroinflammation)’ 가설이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으며, 이를 조절할 수 있는 천연물을 활용한 예방·치료제 개발 역시 관심을 받고 있다.
미세아교세포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NLRP3 인플라마솜 경로’를 통해 염증성 사이토카인, 특히 IL-1β를 과다 분비해 인접한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 염증 환경을 조성한다. 또한 인플라마솜의 활성은 다른 염증 기전들과 상호 유기적으로 작용해 뇌 염증 상태를 더욱 악화시킨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면역 반응이 지속되면 뇌 기능 저하를 초래하고, 나아가 퇴행성 뇌질환이나 주요 우울장애와 같은 정신신경계 질환의 진행을 촉진하게 된다.
연구팀은 침향에서 미세아교세포가 매개하는 뇌 염증 반응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특정 분획을 분리하고, 그 약리적 효과를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특히 미세아교세포의 ‘인플라마솜 경로’를 억제하는 작용 기전을 규명함으로써, 한의학에서 전통적으로 뇌·정신 질환에 사용돼 온 침향의 항(抗)뇌 염증 효과를 과학적으로 최초 입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번 연구는 대전대학교 대전한방병원 동서생명과학연구원 소속 이진석·손창규 교수팀이 수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국제분자과학회지, IF 4.556)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를 이끈 손창규 교수는 “향후 침향의 약리 활성 성분을 규명하고 추가 연구를 진행한다면, 만성피로증후군 치료를 비롯해 현대인에게 만연한 스트레스성 퇴행성 뇌질환에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자료=대전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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