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속설로만 받아들여졌던 ‘한약을 먹으면 집중력이 강화되고 머리가 좋아진다’ 는 한의학계의 주장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연구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끈다.
경희대 한의과대학 방제학교실 박성규 교수팀과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허영범 교수는 최근 양한방 공동으로 동의보감에 기록된 ‘사려과다로 인한 건망’ 등의 제반 증상에 두루 처방되 온 ‘귀비탕(歸脾湯)’이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동물임상을 통해 확인했다.
박 교수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사람의 청소년기에 해당되는 어린 쥐를 가지고 실험한 결과, 귀비탕을 투여한 쥐가 그렇지 않은 쥐에 비해 ‘수동회피실험'(전기 자극을 기억하는 시간 측정)에서 학습된 자극을 기억하는 시간이 2.5배 증가되는 것을 관찰했다.
또 뇌조직 중 학습 및 기억과 밀접하게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해마부위의 뇌세포 수를 비교 관찰하는 실험에서도 귀비탕 투여군이 대조군에 비해 2배 정도 뇌세포증식이 늘어났음을 확인했다.
박 교수팀은 “이번 연구는 성장기 및 청소년기에 한약이 기억 관련 뇌 부위의 세포 수를 증가시켜 기억 능력을 향상시키는 기전을 규명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향후 정상인의 기억력 감퇴 및 건망증, 치매 등에 대해 부작용이 적으면서 억 및 학습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한약 치료제의 연구 개발이 뒤따를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성과의 의의를 설명했다.
연구팀의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뇌신경 전문학술지인 ‘Neuroscience Letters’ 에 게재됐다.
이와 함께 가미귀비탕은 경도인지장애의 주증상인 건망증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임상연구를 통해 입증돼 화제가 되고 있다.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란 동일 연령대에 비해 인지기능, 특히 기억력이 떨어져 있지만,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능력은 보존되어있는 상태다. 아직 치매는 아니지만, 치매로 진행할 수 있는 정상 노화와 치매의 중간 단계로, 빠른 시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뇌신경센터 한방내과 박정미 교수팀이 이러한 경도인지장애 환자에서 ‘가미귀비탕(加味歸脾湯)’ 한약치료의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경도인지장애의 주된 증상인 건망증에 대해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주요 원인으로 사색을 지나치게 하여 심(心)이 상해서 혈(血)이 줄어들어 정신(神)이 불안정하다는 것과 비(脾)가 상해 위의 기능(胃氣)이 쇠약해지고 피곤해져 생각이 더 깊어져서 발생한다고 설명돼 있다.
이를 기본으로 한의학에서는 그 원인을 여러 가지 요인에서 파악하고 있다. 첫째 생각이 너무 많거나 심한 스트레스가 지속되는 경우, 둘째 노화로 인하여 장기와 심신의 기능이 떨어지고 신체가 허약해져 정신 작용이 약해진 경우, 셋째 몸 안의 체액이 여러 원인으로 제대로 순환하지 못한 경우(담음), 넷째 피가 몸 안의 일정한 곳에 머물러서 생기는 어혈이 있는 경우에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가미귀비탕’은 귀비탕에 시호, 치자, 목단피를 가미한 처방으로, △원방인 귀비탕(歸脾湯)은 건망과 함께 불면, 불안, 심계, 식욕부진 등에 사용한다. 경도인지장애는 인지 저하뿐 아니라 불안, 우울 등의 심리 증상들이 흔히 동반되며, 이 경우 더 심한 인지 저하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박정미 교수는 “실제 임상에 있어서 전반적인 인지기능 및 기억력 개선과 우울, 수면장애 등의 동반 증상 치료를 위해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한의타임즈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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