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골격계 통증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질병 부담 중 하나로 꼽히며, 침 치료는 이 영역에서 가장 오래되고 널리 사용돼 온 비약물 치료 중 하나다. 2025년 한 해 동안 발표된 침 치료 연구 가운데 특히 주목할 만한 성과는 개별 임상시험 결과를 넘어, 침 치료 연구 전반의 흐름을 정리한 근골격계 통증 증거지도(evidence map)가 제시됐다는 점이다.
이번 증거지도는 지난 수십 년간 축적된 체계적 문헌고찰(Systematic Review)과 메타분석을 종합해, 침 치료가 어떤 질환에서 집중적으로 연구돼 왔는지, 효과는 어느 수준까지 확인됐는지, 그리고 근거의 질은 어떠한지를 한눈에 보여준다. 이는 2025년 현재 침 치료의 임상적 위치를 점검하는 데 중요한 기준점이 된다.
근골격계 통증 침 치료 연구의 범위
이번 증거지도 연구에는 총 111편의 체계적 문헌고찰이 포함됐다. 분석 대상은 수기침과 전침을 다룬 연구로 한정됐으며, 요통, 골관절염, 경항통, 류마티스 관절염 등을 포함한 35개 근골격계 통증 질환이 분류됐다.
질환별로 보면 요통과 골관절염에 연구가 가장 집중돼 있었다. 요통 관련 문헌고찰이 가장 많았고, 골관절염이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침 치료가 실제 임상 현장에서 가장 자주 활용되는 영역과 연구 축적 방향이 상당 부분 일치함을 보여준다.
단기 통증 완화 효과는 비교적 일관
증거지도가 제시한 주요 결과 중 하나는 주요 근골격계 통증 질환에서 침 치료의 단기 통증 완화 효과가 비교적 반복적으로 관찰됐다는 점이다. 치료 후 3개월 이내의 단기 결과를 기준으로 볼 때, 침 치료는 무치료나 통상치료, 일부 약물치료와 비교해 긍정적인 결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요통의 경우 샴침, 무치료, 통상치료 대비 통증 감소 효과가 보고된 문헌고찰들이 다수 존재했고, 골관절염에서도 무치료 대비 통증 완화 효과가 비교적 일관되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침 치료가 단기적인 통증 관리 수단으로 일정한 임상적 가치를 가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치료 효과의 지속성, 즉 3개월 이후의 장기 효과에 대해서는 근거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거나 결과의 일관성이 떨어졌다. 특히 샴침과의 비교에서는 질환과 연구 조건에 따라 침 치료의 우월성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는 샴침 자체가 완전한 비활성 대조군이 아닐 가능성과도 맞물려 있다. 그 결과, 침 치료의 효과를 평가할 때 비교군 설정 방식이 결과 해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근거의 질’이 던지는 경고
이번 증거지도가 던지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효과 자체보다 근거의 품질 문제다. 포함된 111편의 체계적 문헌고찰을 방법론적 질 평가 도구로 분석한 결과, 모든 연구가 낮거나 매우 낮은 수준으로 분류됐다.
주요 문제점으로는 제외된 연구 목록과 그 사유가 충분히 제시되지 않은 점, 사전 연구 계획 등록의 부족, 검색 전략 보고의 불충분함, 1차 연구의 재원 정보 미제시 등이 반복적으로 지적됐다. 이는 침 치료의 효과가 없다는 의미라기보다는, 침 치료 연구를 정리하고 평가하는 과정에서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보고와 설계가 아직 충분히 정착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증거지도에 포함된 연구들의 출처를 살펴보면 중국과 한국에서 수행된 연구의 비중이 높았고, 미국과 유럽 국가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는 침 치료 연구가 특정 지역에 집중돼 있음을 의미하며, 연구 결과를 전 세계 의료 환경에 그대로 적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2025년이 남긴 과제
2025년 근골격계 통증 침 치료 증거지도는 침 치료가 요통과 골관절염을 중심으로 단기 통증 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중재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주었다. 동시에 한의계와 연구자들에게 명확한 과제도 제시했다.
앞으로는 체계적 문헌고찰의 양적 확대보다는 고품질 무작위 임상시험 설계, 장기 추적 결과 확보, 비교군 설정의 정교화, 이상반응 보고의 표준화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침 치료 연구가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다.
2025년은 침 치료가 근골격계 통증 영역에서 어느 수준까지 근거를 축적했는지, 그리고 그 근거가 얼마나 단단한지를 동시에 돌아보게 한 해였다. 이번 증거지도는 침 치료의 가능성과 한계를 함께 보여주는 자료로서, 향후 한의계 연구와 정책 논의에서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진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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